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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명동 플레그쉽 매장.

'어서오십시요. 유니클로입니다'... 목이 쉴 듯이 5분마다 외치는 점원들.

그들은 손님들이 망가뜨려논 진열대 위의 옷을 다시 개고 있었다.

하루에 몇벌이나 이렇게 다시 개는 것일까?

'유니클로 이야기'라는 책을 보면 유니클로 사업으로 일본 제일의 부자가 된 유니클로 오너가

점원들이 옷의 특성을 조금이라도 더 잘 알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매번 진열대 위에 옷을 다시 정리하게 한다고 이야기 했다.


옷을 개던 한 점원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눈빛과 미소로 나에게 인사했다.

감정노동에 진심을 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나도 알기에

문득 그녀의 진심이 서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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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루이 뷔통 매장에 걸린 사진.

자유의 상징인 모터사이클을 타고 멋진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당도한 주인공.

바위 위에 올라 대형 카메라로 자신이 마음에 담은 풍경을 찍고 있다.


누구나 이 도시를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그 일은 이런 광고 사진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도시의 노동자들은 바위 위에 올라서서 사진을 찍는 대신

돌덩이를 떨어뜨리고 그 돌덩이를 다시 바위 위로 굴러올려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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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이 느껴지던 일요일 오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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