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하기

written at2010.08.22 01:05:13

내 작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작가의 페르소나로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복잡한 상황과 관계가 얽힌 현실 속에서

나는 그것을 가장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는 것을 깨닳는다.

일상을 살아가는 자연인으로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없다면

아마 그가 한 작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위로하면서

내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울고 있는 사람에게 손을 잡아주는 일이었다.

나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라며,

그 사람이 다시 행복하길 바라며 손을 잡았지만

그것은 위로라기 보다는

관계의 담장을 잠시 허문 것일 뿐이었다.


결국 모두는

자신이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면서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내 작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것은 그 관객이 그 관객을 스스로 위로한 것일 뿐

내가 그 사람을 위로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면

나도 내가 위로받으려고 작업을 한다.


이타적인 행위가

본질적으로는 이기적인 행위라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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