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이별

written at2006.11.14 00:45:24
친구가 오래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꽤 다정한 사이였는데...
그 말을 듣고 조금 놀랬다.
그 여자친구는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렛을 손수 만들어 줄 만큼
다정다감한 아이였는데,,,
그래서 함께모여 그 얘기를 듣던 친구들이
그 아일 다시 붙잡는게 어떻겠냐고 했는데,,,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왜 헤어졌냐는 질문에 친구는
앞으로 5년은 열심히 일해야할 것 같은데
여자친구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어해서...
그래서 헤어졌노라고 했다.
나는 그 빈곤한 변명 속에
그가 얼마나 많은 말줄임표를 섞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친구가 이별 이야기를 하는 술자리에
그 여자친구를 처음 소개시켜줬던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그는 말을 아끼며 조심했던 것일까?
이제 겨우 맘을 잡아놨는데
행여나 숨겨놨던 마음이 들켜서
차갑게 이별을 통보했던 그 여자친구에게 전달될까봐?

그 친구는 앞으로 그런 여자 만나기 힘들거라고
담담히 말했다.

넌 결국 그만큼만 사랑한 거라고...
가서 다시 붙잡으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대신 너 독하다... 한마디하고 말았다.
세상엔 함부로 말해질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특히 남녀간에 일이란.  

그 친구는 300 : 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막 입사했다.
술자리는 그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이 불황속에 대기업 사원이 된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그 친구의 뒷모습은 쓸쓸해보였다.
      
왜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우리는 현명해지는 것일까?
혹은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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