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written at2009.04.17 00:10:19
나도 여기에다가 여러 잡설을 쓰지만
그러고보면 언어라는 것은 허망하게 이를 데 없다.
발화하는 순간... 반짝거리다가 사라지니까.
그 순간이 지나면 그 순간에만 기능했던 그 언어는
변화무쌍한 미래에 아무런 약속도 하지 못한다.

짐을 정리하다가 누군가가 나에게 쓴 편지라던가...
내가 무언가를 끄적인 낙서가 나왔다.

이상한 일이다.
그 땐 그 언어의 모든 게 살아있었는데...
지금은... 이토록 무력하다니.
그러니까... 언어는 껍데기일 뿐이다.


내일은 산에도 가고 바다도 볼 수 있다.

산에 가면 나는 바위를 볼 것이다.
억겁의 시간을 견뎌온 바위.
나는 그런 강함과 영원성을 언어에서는 느낄 수 없다.

그리고 바다!
낮은데로만 흐르다가 고인 물. 
그처럼 겸손하고 정직할 수 있을까.
기만적인 언어의 반대말처럼.

설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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