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written at2009.05.02 23:46:47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만난 그.
보고 싶었다... 는 그의 말에 그녀는 동감을 표시하는 대신
조용히 그의 떨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새겨져 있는
보고 싶었다는 말 뒤에 생략된 길고 긴 시간을 읽어보려는 듯.

보고 싶었다...는 말.
그가 같은 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던 억겁의 시간들을 생각하며 눈물지을 때,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어쩔 수 없이 너와 나로 나뉘어진 육체와
(이 지겨운 반복이 시작된) 원시의 바다가 탄생된 시절부터의 억겁의 시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고 당신은 나를 그리워하는 이 지루함이란... 

결혼한지 10년째 된 사람이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같은 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지 알았지만,
결혼하고 보니 점점 차이가 벌어져
이제는 그 차이를 슬퍼하는 대신에 인정하게 되었다고.

그런가?
같은 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시간조차
우리는 하나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구나.

하여...
눈 앞에 나타난 그의 보고 싶었다는 말에도 
이 결핍의 끝을 그녀는 볼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조용히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너를 보고 싶었던 내 마음을 숨길 수 없어.
나도 너를 그리워했는 걸. 
이 모든게 너와 나에게 상처가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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