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written at2009.03.25 01:58:09
처음에 소녀시대는 아홉명이나 나와 가지고...
...사실 좀 정신이 없었다.
아이돌 그룹이라 관심이 없기도 했고.
 
이제는 각자의 캐릭터가 명확해지고 개개인의 퍼스넬리티도 어느 정도 보이니까...
그리고 이 아이돌 그룹 내부에서 한사람 한사람이 어떤 위계 질서를 가지는지...
성공하기 위해... 맴버들이 서로 어떻게 경쟁하고 또 어떻게 협력하는지...
그런 스토리가 보여지기 시작하니까...
그리고 그 스토리 안에서 누구는 좀 더 앞서나가기 시작하고 누구는 뒤쳐지기 시작하는데...
이 아이들은 그것이 연습생 시절부터 있었던 과정이었다고 말하며...
조금은 초월한 듯한 시크한 제스처를 취하는데...
물론 이 제스처 마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잘 제조된 상품이 가지는
여러가지 유혹의 툴 중에 하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결국 이러저러해서 이 아이돌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했는데...
내 주위에 2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여성이 빅뱅을 사랑하는 모습에 나도 탄력을 받아...
이 정도의 커밍아웃은 이들이 자니스를 이야기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밝히지만...

아무튼... 이 아홉 소녀들이
30대 아저씨의 심금을 울리는구나.

그리고...
아홉 명의 소녀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이라는 말은 좀 잔인하긴 하지만
저는 서현이가 제일 좋아요.

아무튼 그건 그렇고...

어떤 이미지에 스토리가 있다는 것은
그 이미지의 힘을 굉장히 크게 만드는 것 같다.
  
내 관심이 이 아홉명이 만들어놓은 스토리에서 출발했던 것처럼
이제는 그들이 TV에 나오는 것을 봐도
그들이 얼마나 예쁜 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TV 이미지 뒤에 읽히는 스토리가
그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스토리가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 이미지가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마치 스스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진에 텍스트가 따라붙듯이.
스토리는 그 이미지를 설명하고 지시하며 결국 감동시킨다.

예를들어...
아주 아름다워보이는 호수만을 찍은 풍경 사진 작가가 있다.
그런데 그 사진은 수 만 명의 사람들을 강제이주시키고 만든 호수만을 찍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미지만을 보았을 때 읽히지 않는 스토리가 있는 것이다.

사실 이미지와 텍스트 중 무엇이 우위에 있느냐에 논쟁에서
두 진영의 간극은 메워지기 힘들다.
그렇지만 내가 소녀시대를 처음 보았을 때 별로 관심 없었던 것처럼...
순수 이미지만 존재하는 세계는 맹목적이며 공허하다.

우리가 결국 그리워하는 것은 당신과 사랑했던 이야기이다.
당신의 외모가 얼마나 훌륭했냐에 대한 것은 아니다.



sungyoon

2009.03.25 12:49:48

스토리가 그 이미지를 설명하고 지시하며 결국 감동시킨다면, 그 역도 성립하는것 아닐까?
다시말해 스토리가 이미지를 왜곡하고 곡해하게 만듦으로 관객을 희롱할 수도, 이미지의 순수함을 해칠수도 있게 되는거.

역시...
태연이 좀 짱인듯.

isle

2009.03.26 02:40:49

이미지의 순수함을 해친다...
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고...
그리고 의심이란 계속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거라...
그 의심하는 모습도 별로 부끄럽지가 않은데...

아무튼 '순수'라는 관념이나 개념도 결국 언어에 종속된다고 생각함.
그러니까 순수하다고 믿어지는 이미지조차 '순수'라는 개념을 표현한다고 생각했을 때,,,
결국 어떤 이미지도 관념-개념-언어-스토리 에 포획된다고 생각함.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을 이미지화 했다고 했을 때는
굉장해 모순적일지 모르지만...
결국 그 이미지는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라는 개념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
그건 좀 웃기는 방식의 소통일지 모르지만...
이 방식이 굉장히 심플하다고 느꼈씀.
다만 개념이라는 것은 시간상 되풀이되는 많은 표현 뒤에 등장하기 때문에
시대를 앞서갔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죽은 수많은 예술가들이 있다는 것은 인정함.
그리고 인간이 창조하는 것은 인간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언어로 사고하는 인간으로서 나올 수 있는 것은 거기거 거기다...라는
굉장히 시니컬한 세계관이 전제되어있다고 할 수도 있겠네.

태연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에 적용한다면...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그러니까... 태연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그녀가 나왔던 여러 쇼 프로그램을 접하지 않았을 때
태연의 이미지는 솔직히 그냥 그저 그랬지.
태연이 이렇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
그건 개인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순전히 이미지로만 소녀시대의 맴버 중 하나를 고르라면
과연 태연을 골랐을까 하는 의문이 드네.

또 달리 질문한다면...
태연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고...
예를들어 중고등학교 장기자랑 사회자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그것이 그녀의 이미지 뒤에 숨겨진 개념이 되겠지.
그 개념조차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정교한 디렉션을 받았겠지만...
그것까지는 내 알바 아니고...
그냥 아이돌 스타는 아이돌 스타로 소비되는 것 일 뿐이니까.

난 서현이 미스테리어스해서 좋아하는 것일지도.
걔가 무슨 생각하며 사는지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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