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written at2009.03.14 21:34:25
사랑이 끝난 이 곳에서 나를 바라본다.
사람들은 사랑이 끝났다고 말할 때,
그 선언이 얼마간의 미련에서
혹은 얼마간의 자기연민에서 출발하곤 한다.
나도 그런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서있는 이곳 주위는 고요하다.
아무것도 없다.
다만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를 바람이 불뿐.
이 바람을 맞으며
나는 나를 다시 바라본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매우 부끄럽고 염치없는 짓이다.
내가 이 홈페이지를 만들 때 그러했듯이...
다시 이곳은 그런 염치없는 곳이 될 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들은 이 모든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다시 말한다는 사실이
당신 없으면 안되겠다고 말했던 빛났던 모든 순간을 기만한다.
이 모순 덩어리의 나를... 나는 다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여기엔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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