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written at2007.07.17 0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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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쓰러지시던 날, 하늘에서는 비가 왔다.
장마전선이 동반한 빗줄기는 강하고 많아서
땅은 촉촉하게 젖지 못하고 질퍽거리고 미끄러웠다.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쓰러지시고 열흘 후에
똑같은 병으로 쓰러지셨다.
할아버지를 평생 증오했던 아버지가
그를 간호하시다가 당한 일이었다.

세상이 공정하지도 불공평하지도 않다는 것 때문에
나는 애써 태연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아버지는 MRI를 찍으시면서
평생 자식에게 보이지 못했던 눈물을 흘리셨다.

이집 저집 똑같이 내리는 저 빗방울도
우리집에 흘러 들어와서는 홍수가 된 것인가?
나는 그 눈물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래서 아버지의 눈물을 힘껏 들여다보았다.

오늘도 비는 지겹도록 내린다.
저 비가 그치면 우리는 다시 뜨거운 계절을 통과해야 한다.

지상의 고통을 견디는 힘은 긍정이다.
씩씩하되 감상적이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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