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전놀이
written at2006.06.11 23:30:08
한국적 풍류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
맑은 날... 물이 흐르는 곳... 꽃이 핀 전원 풍경속에 모여앉아
그 풍경을 감상하며 시를 써서 나누고
주변에 핀 풀이며 꽃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는 것이다.
지금은 그런 문화가 많이 없어졌지만
그것이 화전놀이로 대표되는 한국 풍류의 멋라고 하는 것을
어떤 조경학자가 쓴 걸 본 적 있다.
그러니까 꽃을 전에 부쳐 먹는 행위는
풍경을 자신의 몸과 하나로 육화 시키는 행위와 다름아니다.
또 다른 예로 담양 소쇄원을 들 수 있는데
자연속에 안겨있는 공격적이지 않은 소박한 구조가
한국적인 풍류의 이상화이기도 하지만
정자 주변에 물이 흐르다 고인 작은 연못이 있어
술을 마시다 눈앞에 풍경이었던 물고기를 잡아 안주로 먹었던
멋스러운 풍류가 있었던 것이다.
나도 진달래가 피었던 한달 전 쯤에
어머니가 화전을 부쳐주셔서 먹어보았던 경험이 있는데
그런 느낌...
그러니까 봄의 풍경이 내 몸 속으로 들어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왠지 한참 전을 씹으며 음미했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저녁을 먹었던 어떤 식당.
음식위에 놓여있던 꽃을 보고 든 몇가지 생각들이다.
이 식당... 가격도 꽤나 착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