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orn Into Brothels'

written at2006.06.20 23:31:34

Born Into Brothels.jpg

인도 캘커타 홍등가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한 여성 포토그래퍼가 카메라를 쥐어주고
몇 년간 사진을 가르쳤던 일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그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과 만났을 때의 떨림과
새로운 희망에 부풀었을 때의 짧은 환희의 순간들을 볼 수 있었다.

영화의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연출과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움직이는
아이들 각각의 서사에도 불구하고
자꾸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카메라가 마음에 걸렸다.


타인의 고통...
수잔 손탁은 그녀의 책 '타인의 고통'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전쟁 사진을 보는 것은,
전쟁의 실상을 보다 바로 보기 위함이 아닌
타인의 고통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전쟁사진가 짐 낙트웨이는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가장 힘든 것은 제가 타인의 불행을 이용한다고 느낄 때입니다.
이 생각은 절 떠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매일같이 제가 되새겨야하는 것입니다.
만약 저의 사적인 야망이 순수한 연민을 압도해버린다면,
저는 제 영혼을 팔아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 역할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의 어려운 처지를 존중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그러한 범위 내에 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받아들여질 수 있고,
저 또한 제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가끔 나도 나의 사진이 타인의 고통을
문화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땐 변명의 여지가 없이 부끄러워진다.

수잔 손탁은 행동으로의 실천을 주장하였고
낙트웨이는 도덕적 자세의 견지를 말하였다.

아, 정말 부끄럽다.
그동안 혹세무민 했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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