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미소
written at2006.06.25 00:35:50
버스에서 내리려고 지갑을 호주머니에서 꺼내는 순간
옆에 서 있던 여자애의 핸드백을 잠시 건드렸다.
이런걸로 미안하다고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우물쭈물.
그래도 그애가 나를 살짝이라도 쳐다보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려고 옆의 눈치를 살폈다.
그 여자애도 나와 비슷한 심정인지 우물쭈물.
그러다가 결국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여기까지 기묘한 정적 약 3.468초.
나는 조금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그랬고...
그녀는 약간 수줍은 얼굴로 괜찮아요... 라고 했다.
그리고 살짝 웃었다.
오랜만에 보는 순박한 느낌의 미소.
그런데 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부끄러워
나는 버스를 내리자마자 막... 도망쳐나왔더랬다.
휴~
그치만 그 미소는.
집에서는 안보이는데, 회사에서는 보여.